벗이 생겼다. 밤에 함께 잠이 들고, 서로의 코고는 소리를 듣고, 아침에 상대의 피부가 닿아 흠칫 잠에서 깨게 되는 그런 벗.
나 자신은 아니지만, 나와 나 아닌 것의 경계가 허물어질만큼 가까워져서 늘 거리조절을 해야만 하는 그런 사람.
부모에게서 독립하여 새로운 사람과 "우리 이 길 다 갈때까지 서로의 곁을 지키기로 하자"는 약속을 하게 된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결혼이 인류학적으로 어떤 이유에서 도입된 제도이든 간에, 약속이라는 측면에선 가치가 있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