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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일상잡다

축 처지는 요즘이지만, 힘좀 내자.

by Ivyueun 2014. 12. 5.


일주일 내내 그랬던 것 같다. 뭘 해도 별로 즐겁지가 않고 힘이 빠지고 웃음기도 사라지고 한숨이 나오고 아프고 그랬다. 안그런 척 하려해도 이건 쉽지가 않다. 입에서는 불만들이 궁시렁댄다. 이럴 때는 위험하다. 생각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가기 때문이다. "왜 저 사람은 나에게 함부로 할까? 내가 우습나? 쟤는 날 인정하지 않는거 같아. 나는 진정성이 없는거 같아. 나는 머리가 텅 빈거 같아. 나는 색깔이 없는거 같아. 나는 무미건조해.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같아, 같아, 부정적 추측에서 나에 대한 비난과 절망으로 빠져드는 늪. 단단한 땅이 늪이 되어버리는 것은 한 순간이다. 내가 만드는거야. 마치 베드로가 물 위를 걷다가 발 아래를 보고 바다에 빠져버린 것처럼. 


어떤 감정은 사실이 아니기에, 잘 분별해야 하는데, 지금의 나를 좀 떨어져서 보면.....,

경고의 노란불이 들어온 것 같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나는 괜찮아요. (하지만 나 늪에 빠지고 있으니 나를 구해줘요)' 라는 이중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는 듯. 이거이거 위험해. 감정에 솔직한 것도 아니고 감정을 무기로 삼아 주변 사람을 나의 뜻대로 조종하려고 하는 게지. 정신차려라, 너 지금 위험해. 


아, 그리고 어떤 트라우마..비스무리 한 것이 생각났다. 사실 근래에는 내가 책임을 질 일이 없어서 마음 편하게, 또 즐겁게 활동 잘 해왔는데, 몇가지 내가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 할 일이 생겨나고 있다. 당연한 수순이고 그게 나에게 좋은건데, 문제는 걱정이 앞선다는거다. '열정없는' 달리의 망령이 다시 살아나는 듯해. 나는 늘 나를 방어했던거 같다. 옆에서 책임지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그걸 따라가면 되는데, 이건 내가 앞서서 사람들을 끌어야 하는건데, 자신이 없어서 머뭇머뭇 조마조마. 늘 "어느정도까지만" 했다. 그래서 결과가 좋지 않았어.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다른데도 불구하고, 왜 걱정을 하는거지? 그래 맞아. 이게 좀 큰거 같아. 이래서 우울한거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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