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뜨게 예쁜 고양이 사진 몇장이 카톡으로 날라왔다. 이게 왠 고양이인가 싶던 차에 그 선배의 뜬금없는 한마디. 아니, 세 마디.
"키울래?"
"순하대"
"키워라"
전 주인이 찍은 달달 사진. 그때 이름은 '호'였다.
사실 나는 식물을 비롯하여 어떤 살아있는 생명체가 '나의 책임'안에 있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동물을 키운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 날은 왜, "파트너와 상의해봐야 해요"라고 대답했을까? 키우고 싶었다. 이상하게도.
결정하는 시간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집회 참여한 날 제안을 받고, 그 다음날 마음의 결정을 하고, 그 다음날 달달이를 만났다. 엄청 오래 고민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니 뭔가에 홀린듯 달달을 데리고 왔구나.
겁많은 달달. 집에 데리고 온 후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여 방 하나에 사료와 화장실을 만들어 주고 모른체했는데, 한참 후에 가서 보니 저렇게 보일러실 안 상자틈속에 숨어있더라. 이틀내내 사료도 안먹고 화장실도 안가서 걱정을 좀 했더랬다. 3일째에도 사료를 안먹으면 병원에 데리고 가서 영양제라도 맞출 생각이었는데, 그것은 기우였다.
이렇게 온 집안의 틈새를 누비며 도망치던 녀석.
장난감을 앞에 가져다줘도 동공만 확장시킨 채 겁에 질려하던 그녀가,
몇일 후 깨방정의 신호탄을 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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