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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 [라오스가 좋아], 김향미·양학용 저, 별글, 2016.

by Ivyueun 2019. 11. 28.

[라오스가 좋아], 김향미·양학용 저, 별글, 2016.


여행 중에도 떠남을 꿈꾸는 어떤 부부의 라오스 여행기.  

라오스에 대한 정보나, 이미 익숙한 여행지에 대한 익숙한 감상이 없어 좋았다. 물론 '고요하다' ' 평화롭다' '수줍은 웃음' 등의 표현이 이 책 전체에 걸쳐 나오고 있지만, 그만하면 정말 라오스의 특징이라고 봐도 될 듯.   
책을 다 읽고 나니 일상에서 빡빡하게 사는 나도 라오스에 가면 여유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들었고, 지금 이곳에서 여행자의 태도를 갖고 싶다는 바람도 일렁였다. 



밑줄  

잘 몰라도, 낯설어도, 또는 기차를 놓치거나 오토바이가 고장 나고 복잡한 도시에서 길을 잃어도 두려워 말기. 세상은 다행히 시인과 나그네에게 관대하고, 길 위에서의 어려움은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_42p.  

'나는 지금 이 도시를 여행하고 있다. 여행자로서 나는 이곳에 서 있다. 내일이면 나는 다른 도시로 떠날지도 모른다. 만약 지금 나의 시간이 나의 것이 아니라면 내일도 나의 시간은 나의 것이 아닐 것이다. 그러니 오늘을 살자' 그러면 일상도 여행처럼 새로워진다. _72p. 

좋은 사진을 찍고 싶으면 그것이 어른이든 아이든 강이든 산이든 나무든 먼저 친해져야 한다. _150p. 

여행을 하다 보면, 아직 끝나지 않았으나 여행이 끝나 가고 있음을 느낄 때가 있다. 그것은 비단 수첩 속의 귀국 날짜가 아니더라도, 여행자 자신이 먼저 알게 된다. 어느 날 여행 안에 깊이 젖어든 자신을 발견할 때가 그 순간이다. _229p. 

국경을 넘었지만, 산이나 강은 라오스나 베트남이나 한가지였다. 그러나 도로가 달라졌다. 국경을 넘자마자 제법 넓고 반듯한 포장도로가 나타난 것이다. 정말 신기한 것은 새로 내리거나 탄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데 버스 안의 공기가 달라진 것이다. 국경을 넘기 전의 버스 안은 차분하고 조용했다. 그런데 국경을 넘자마자 사람들은 핸드폰을 켜더니, 가방을 뒤적이고, 돈을 꺼내 세어 보고, 급기야는 목청까지 커지면서 온통 버스 안이 시끌벅적해지는 것이다. _234p. 

굳이 말하자면 여행이란 삶의 속도가 주는 '다름'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_25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