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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가라(2002) - 목소리를 따르라

by Ivyueun 2008. 1. 28.


0. 신과 함께 가라 (Vaya Con Dios, 2002)

장르: 드라마, 로드무비

러닝타임: 106분

감독: 졸탄 스피란델리

출연: 마이클 귀스덱, 매티아스 브레너, 다니엘 브뢸, 키에라 스콜라스 etc.


포스터가 좀 이상해;ㅁ; (아니, 많이 이상해-)

이렇게 해야 흥행이 그나마 잘 되는건가?;;

내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가 없다-_-a



1. '다음 영화예배 시리즈에 들어갈 영화, 독일 영화, 수도사들이 나오는 영화'

최소한의 정보만 가지고 이 영화를 접하게 되었다. 기대는 별로 안했는데 예상치 못한

멋진 음악과 노래가 있었고, 길이 있었고, 신과 함께 가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이 있었다.

생각보다 멋진 영화였다 ^ ^ 굳잡~!



2. 줄거리는 네이버 영화소개 참조.

교회로부터 파문 당해 단 2개의 수도원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칸토리안교단. 그 중 독일에 있는

한 수도원에는 고지식한 원장신부, 젊었을 땐 좀 놀아본 벤노, 확고부동!! 시골 농부 같은 타실로, 그리고

아기 때부터 수도원에서 자란 순수한 꽃미남 미소년 아르보가 있다.

그러나 후원자의 후원거부와 원장신부의 사망으로 수도원이 위기에 몰리자 3명의 수도사들은 교단의 보물인

규범집과 한 마리 남은 염소를 데리고 마지막 남은 이탈리아의 수도원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_



칸토리안 교단의 특징은 '노래'이다.

이들은 예배와 기도도 모두 노래로 드린다_



3
. 즉, 이 영화는독일에서부터 이탈리아로 가는 여정 안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로드무비이다.

그들의 여정이 험난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먼 길을 간다는 것 자체가 험난하지만,

무엇보다도 수도원에서만 살던 수도사들이 세상에 나와 느끼는 당혹감이 더 클 것이다.

타실로 수도사는 자신의 고향이 근처에 있음을 깨닫고 어머니의 생사를 확인할 목적으로 고향에 들리지만

결국 그 곳에 계속 머무르기로 결심한다. 타실로를 남겨두고벤노와 아르보만 길을 떠나는데, 도중에 벤노는

자신의옛 신학교 동창(지금은 신학교의 교장이 되어 있다)을 만나 자신의 지적 욕구를 채울 수 있다는

욕망을 뿌리치지 못하고 신학교에 머무르게 된다. 결국 아르보 혼자서 '귀중한 교리집'을 이탈리아까지

가지고 가야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그들은 수도원 안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갈등을 겪은 것이다.

어머니가 있는 집에서 평범하게 울타리를 고치고, 돼지를 치고, 트랙터를 모는 삶을 선택했던 타실로는

그러한 삶의 모습을 오래 지속할 수 없었고 결국 다시 수도사의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그래서 아르보와

만나 벤노 수도사를 되찾을 방법을 모색한다. 이들이 벤노를 설득하기 위해 쓰는 방법은 참으로 멋지다.

그것은 바로 '노래'였다_ 일요일 미사에 찾아가 찬송가를 부를 때 그들이 항상 불렀던 방법으로 부르는데,

그 노래소리를 듣고 있던 벤노는 참지 못하고 자신도 함께 노래하기 시작한다.

그렇게제자리를 찾은 세 사람은 다시 여행을 시작하고 무사히 이탈리아에 도착해 교리집을 전달한다.


여정을 떠나는 첫 발걸음이랄까,, 처음엔 염소도 함께였다 ㅎ



4. 세 수도사의 '신을 향한 열망'이 느껴졌다. 모든 삶 속에서 신을 만날 수 있지만,

그들에게 있어서 신을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은 다름아닌 '노래'였다.

(참고로 이들이 속한 칸토리안 교단은 '성령은 목소리와 함께 하시며, 찬양으로 신께 다가갈 수 있다'는

교리 때문에 파문당했다) 그리고 그들은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결국 '노래'를 선택한다.

다시 말하면, '신에게 더 가까이 가는 삶의 모습'을 선택한 것이다.

타실로와 아르보가 벤노를 되찾기 위해 일요일 미사에서 불렀던 노래가 감동적이었다_

한국 개신교 찬송가 341장 "너 하나님께 이끌리어"라는 곡인데, 영화속에 나왔던 가사는 다음과 같다.

♬주의 손길 받아들이는 자 희망 잃지 않으리

고난과 슬픔에서 구원받으리
전능하신 주를 믿는 자 굳건히 서리라

기쁨의 순간을 알며 언제 부름 받을지 알고 있으리
주께 진실하며 거짓없는 자 곧 선으로 충만한 인생 맞으리
노래하고 기도하며, 신과 함께 가라

그리고 선을 행하라
천국의 장엄함 믿는 자 거듭나리로다
주님께 아무 의심 없는 자 버림받지 않으리로다♬

노래하고 기도하며 신과 함께 가라!

어떤 삶의 모습을 하고 있는지는 중요치 않다. 어떤 수단을 통해 신을 만나는지도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신과 함께 가고자 하는 마음'_ 그 마음이 영화 속 세사람에게는 수도사의 길을 걸어가는

것으로 표현되었던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서부터 흘러나오는 소리를 무시하고 그냥 되는대로, 흘러가는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가장 최상의 가치인, '신'을 향한 열망을 표현할가장 좋은 길을 자신의 삶에서 선택한 것이다.



5. 그러나 그들 모두에게 '수도사의 삶'이 최상의 선택인 것은 아니었다.

아르보는 다른 삶을 선택했다. 사랑하는 여자를 안고싶은 마음에 충실하여 수도원을 나온다.

그것이 나쁘고 잘못되었는가? 아니다. 그랬다면 벤노와 타실로가 그렇게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_

사랑하는 여자가 생겨 수도사의 삶을 살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신에 대한 그의 마음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르보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또 다른 '신과 함께 가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영화 속 카토리안 교단에서 아직 명확하게 해석되지 않은 교리 중 '목소리를 따르라'는 구절이 있다.

나에게그것은 '신의 목소리를 따르라'는 말로 들린다. 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듣는가? 그 답은 영화 속에

키아라라는 여자의 대사에서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음의 소리에 충실하라"는 대사에서_

신을 향한 마음이 깨끗하고 정결한 사람은 자신의 마음 가운데 드는 생각이 신의 뜻인지 아닌지

자연스레 알 수 있다.난 그래서 아르보가 주저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인생은 모두 선택의 연속, 모든 선택의 순간과, 모든 삶과, 걸어가는 길 위에서 신이 언제나 함께

하신다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내 마음을 더욱 깨끗이 더욱 정결케 하여 신의 뜻에 합당한 삶을

살고 그 길을 걷고자 노력하는 것이다_ Vaya Con Dios*

신과 함께 가라! 그 말처럼 내가 걸어가는 모든 길이 신과 함께하는 길이었으면 하고 소망해본다.


계속해서 길을 떠나는 인생,

그러나 신과 함께 걸어가는 길이기에 담대할 수 있다.

노래하고 기도하며 걷는 길이기에 진정으로 즐겁고 행복하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