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성서묵상" - 4월 29일(수)
(http://gonan.or.kr/xe/gonan_cell_bible)
★ 본문 : 마태복음 13:31-33(새번역)
31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심었다. 32 겨자씨는 어떤 씨보다 더 작은 것이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 더 커져서 나무가 된다. 그리하여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3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가루 서 말 속에 살짝 섞어 넣으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올랐다."
★ 묵상 "어떤 여인의 노동"
요즘 같은 시대에는 ‘하늘 나라’를 상상하는 것이 참 힘듭니다. 아니, 역사가 시작된 이래 ‘하늘 나라’ 즉 ‘하나님 나라’를 말하는 것은 언제나 철없는 생각, 망상, 쓸모없는 생각으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소망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가끔은 그것을 입에 담는 것이 참 한가한 일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시대가 이렇게 엄혹하고 절망스러운데, 이런 상황에서 하나님 나라를 계속해서 말하고 소망하며 살아가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란 말입니까. 하나님 나라는 이 세계와는 전혀 상관없는 그야말로 ‘유토피아’(no where/존재하지 않는)처럼 여겨집니다.
손바닥에 올려놓은 겨자씨와 누룩 약간을 바라보던 사람들의 심경도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조그마한 씨앗 한 톨을 큰 나무와 연결하여 생각하기 어렵고, 누룩 약간에서 먹음직한 빵을 연상하기도 대단히 어렵습니다. 최초의 겨자씨를 심은 사람이나, 최초로 가루 반죽에 누룩 곰팡이를 넣은 여인은 그 결과물을 감히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저 그들은 자신의 손 위에 올려진 생명의 씨앗을 그냥 놔두어 썩히지 않고, 자신의 일을 했을 뿐입니다. 누군가는 늘 하던 대로 밭일을 했고, 누군가는 빵을 만들었습니다.
한 여인이 밀가루 반죽 노동을 통해 빵을 만듭니다. 그 노동은 평범하고 보잘 것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어느 날 그는 자신의 손에 들어온 누룩을 그냥 버려버리지 않고 늘 하던 대로 빵을 만들었습니다. 몇 분 후 그가 만난 건 부푼 빵, 상상도 못한 세계였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상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성서는 하나님 나라를 만나는 방법을 매우 간단히 말합니다. ‘너의 일을 하라.’
내가 하는 일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나님 나라는 과연 오긴 오는 것일까 하는 절망가운데 있었던 모든 사람들에게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나에게 말씀하십니다. ‘생명’을 품으며 나의 길을 걸으라고, 나의 일을 하라고. 그러면 지금 당장은 보이지 않아도 이내 하나님 나라를 만나게 될 거라고 말입니다.
★ 오늘의 기도
하나님, 지금 네팔에는 큰 지진이 일어 수 천 명의 사람들이 죽고 다치고 집을 잃었습니다. 그들을 위로하여 주십시오. 그 영혼을 기억하여 주십시오.
이런 세계에서 하나님 나라를 말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우리가 무슨 일을 해야할지 막막하기도 합니다. 절망하여 다 포기하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다시 자신의 일을 해야겠습니다. 고통과 죽음의 위협가운데 있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게 하시고, 아주 보잘 것 없이 보일지라도 ‘생명’이 사그라들지 않게 하여 주소서. ‘생명’이신 하나님의 뜻을 품고 우리의 일을 다시금 해나갈 수 있는 인내와 용기를 허락해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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