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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덮다,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의 진실

by Ivyueun 2015. 10. 28.





[하늘을 덮다,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의 진실], 민주노총 김**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 메이데이

 

 

괴물과 싸우는 사람은 자신도 괴물이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짜라투스트라가 말했던가? 괴물 같은 세상 속에 살면서 괴물화되지 않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본주의에 맞서 저항한다고 하지만 결국 경쟁과 자기착취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가부장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하지만 나 역시 위계질서에 편승해있고, 독재에 맞선다고 하지만 대의라는 것을 이룬다는 명목 하에 또 다른 독재를 휘두르고 있는 우리네 현실.

 

사회운동하는 단체든 교회든 간에 아무튼 지금 세상꼬라지를 비판하며 좀 다른 세상을 만들어보자며 모인 집단은 늘 갈등 속에 있다. ‘괴물을 닮아있는 우리 모습을 드러내고 반성하고 이것을 극복할 것인가, 아니면 숨길 것인가숨기는 것이 편하다. 그래야 괴물을 공격할 정당성이 확보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완벽한 선함만이 을 공격할 자격이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은 참 불행한 결과를 초래하는데, 결국 자신을 포함한 내집단은 완전 선이라는 착각을 하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자기 합리화의 늪에 빠지고 결국 다함께 폭망(...)

투쟁할 때 전선(戰線)이 선명해야 한다고들 말하지만, 선명해야 하는 건 전선이 아니라 우리의 모습이다. 우리의 모습을 선명하게 봐야 바꿀 수 있고, 그래야만 괴물 같은 세상에서 더 이상 괴물이 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다. 괴물이 되지 않고 살아남은 자들이 많아지면 이 세상도 달라지겠지.

 

공동체가 자기모순을 숨기기에만 급급하면 그 공동체 안에서 드러나지 않고 권력을 쥐지 않는 자가 가장 많은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그래서 우리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는 방법은, 우리 안에서 가장 소외되고 피해받는 자의 목소리를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권력의 불균형을 균형으로 맞출 수 있도록 공동체 구성원이 합의하고 제도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그걸 위해서 이렇게 싸우고 있는 것이긴 한데, 그 싸우는 주체들이 자기는 그 모순의 피해자라고만 생각하는 것이 문제. 나라의 모순을 보는 사람이 제 단체의 모순은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지 않은가. 자기에게 더 가까울수록 선명하게 보기 힘들다. 젠장, 투쟁은 그래서 어려운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