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2009)
감독: 김용화
출연: 하정우, 성동일, 김지석, 김동욱, 최재환, 이재응 등
출처- 영화[국가대표] 홈페이지
일단 많이 기대하고 본 영화라 실망감이 더 컸을수도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서 글을 쓴다. OST도 워낙 좋았고 (러브홀릭스의 Butterfly) 배우들도 맘에 들었고 소재도 눈길을 끌었고 관객들의 평도 좋았던 영화....였는데ㅋ
초반 30분 등장인물 소개는 (과격하게 말해) 좀 난잡스러웠고, 중반까지의 이야기 전개는 지루했다. 꼭 필요한 내용이고 장면들이라고 하면 할말 없지만 리듬감이 없었다는게 나의 느낌. 처음에 등장인물들이 국가대표가 되기로 마음먹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짧아서 '개연성은 좀 없지만 호흡은 빠르네'라고 생각했던게 무색해질만큼 국가대표가 되고 나서 훈련하는 과정이 심하게 길고 지루하게 느껴졌던 것. 그리고 중간중간 배치된 코믹요소는 타이밍의 문제였는지; 별로 웃기지 않았다ㅠ_ㅠ 또한 등장인물들을 더욱 드라마틱하게 만들기 위해 설정된 개인사는, 물론 감동을 끌어내는 요소이긴 했지만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이었다. 내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그렇다고 무조건 평가절하될 영화는 아니다. 사실 이 영화는 후반 40분 정도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인듯하다.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해 드디어 스키점프대에 올라선 순간! 관객을 풀었다 조였다 하는 리듬감과 시원한 영상, 조연들의 코믹한 연기, 터져나오는 OST 등 모든 것이 그 스키점프 경기를 숨죽이며 바라보게 만들었다.
이것은 실화를 각색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 우리가 감동을 느끼는 포인트는 차헌태(하정우)의 눈물나는 친엄마찾기 이야기도 아니고, 강칠구(김지석)의 부러진 다리도 아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혹은 다 보고난 후에 우리가 인지하는 사실, 이것이 '실화'라는 것에서 감동은 몰려온다. 실제로 저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올림픽에 출전해 자랑스럽게 경기를 해낸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거다. 지어낸 얘기, 있을법한 얘기였다면 영화의 후반부, 스키점프 경기 장면은 절반이하의 감동밖에 전하지 못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난 이 영화가 실화라서 참 다행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영화는 흥행했고, 덕분에 우리나라 올림픽 비인기 종목들이 조금이나마 눈길을 끌게 되었으니 이것으로 영화는 제 몫을 단단히 한 셈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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