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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4일(수) / 마 2:1-12 "네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by Ivyueun 2015. 2. 23.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성서묵상 - 24()

 

1. 성서 본문 : 마태복음 2:1-12(새번역)

1 헤롯 왕 때에, 예수께서 유대 베들레헴에서 나셨다. 그런데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와서

2 말하였다.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에 계십니까? 우리가 동방에서 그의 별을 보고, 그에게 경배하러 왔습니다."

3 헤롯 왕은 이 말을 듣고 당황하였고, 온 예루살렘 사람들도 그와 함께 당황하였다.

4 왕은 백성의 대제사장들과 율법 교사들을 다 모아 놓고서, 그리스도가 어디에서 태어나실지를 그들에게 물어 보았다.

5 그들이 왕에게 말하였다. "유대 베들레헴입니다. 예언자가 이렇게 기록하여 놓았습니다.

6 '너 유대 땅에 있는 베들레헴아, 너는 유대 고을 가운데서 아주 작지가 않다. 너에게서 통치자가 나올 것이니, 그가 내 백성 이스라엘을 다스릴 것이다.'"

7 그 때에 헤롯은 그 박사들을 가만히 불러서, 별이 나타난 때를 캐어묻고,

8 그들을 베들레헴으로 보내며 말하였다. "가서, 그 아기를 샅샅이 찾아보시오. 찾거든, 나에게 알려 주시오. 나도 가서, 그에게 경배할 생각이오."

9 그들은 왕의 말을 듣고 떠났다. 그런데 동방에서 본 그 별이 그들 앞에 나타나서 그들을 인도해 가다가, 아기가 있는 곳에 이르러서, 그 위에 멈추었다.

10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무척이나 크게 기뻐하였다.

11 그들은 그 집에 들어가서, 아기가 그의 어머니 마리아와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엎드려서 그에게 경배하였다. 그리고 그들의 보물 상자를 열어서,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

12 그리고 그들은 꿈에 헤롯에게 돌아가지 말라는 지시를 받아, 다른 길로 자기 나라에 돌아갔다.

 

2. 묵상제목

네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3. 묵상글

어느 날, 이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멀리 동쪽에서 별을 따라 예루살렘에 왔는데 그들이 헤롯 왕을 찾아갔던 것입니다. 크고 빛나는 별이어서 분명 왕의 재목이 태어났다고 추측했던 것이겠죠. 그들은 헤롯 왕에게 물었습니다. “유대인의 왕으로 태어난 분이 어디에 계신가요? 우리가 동쪽에서부터 그의 별을 보고 경배하러 왔습니다.”

그 먼 곳에서부터 고생을 마다않고 별을 따라왔다는 것도 신기한데, 그보다 이상한 건 헤롯 왕과 예루살렘 사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성서 기자는 그들이 당황하였다고 증언합니다. (번역본에 따라 불안해하다’, ‘소동하다’, ‘근심하다로 번역.) 동쪽에서부터 온 이방인들이 이스라엘 사정을 잘 몰랐을 수도 있고, 별을 잘못 해석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어째서 이처럼 당황하고 불안해하는 것일까 하는 질문이 생깁니다. 헤롯 왕 뿐만 아니라 온 예루살렘이 동요하는 것을 볼 때 이 불안감은 헤롯 개인의 문제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결국 불안에 떨던 헤롯은 대제사장들과 율법 교사를 모아놓고 묻습니다. “그리스도가 어디에서 태어난다고 했지?”

 

이 또한 이상한 질문입니다. 분명 동쪽에서 온 자들은 유대인의 왕이 어디 있느냐 물었는데, 헤롯은 그리스도가 태어날 곳을 묻습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동쪽에서 온 사람들의 질문은 헤롯과 예루살렘 사람들의 오래된 불안을 자극했던 것입니다. 언젠가는 메시아가 진짜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불안.

 

로마 제국으로부터 유대인의 왕으로 임명된 헤롯이 자신의 권력에 위협을 느꼈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헤롯뿐 아니라 예루살렘 사람들이 느낀 불안은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예루살렘 사람들이란 성전을 중심으로 한 대제사장과 율법 교사 등의 인물들을 지칭합니다. 그들은 유대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로마 제국의 통치에 동조하였고 그 대가로 일정 수준 이상의 권력을 쥐게 됩니다. 그들에게 자신들을 구원해 줄 메시아는 필요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메시아(그리스도)란 오지 말아야 할 존재였을 것입니다.

 

유대 민중들에게 메시아가 곧 올 것이다라는 희망을 심어주는 것은 그들이 지금 당장 봉기를 일으키지 못하게 하는 통치 방법 중 하나였을지도 모릅니다. 메시아 신앙을 통치 수단의 하나로 사용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메시아가 실제로 탄생했다면? 하나님이 지금 이 세상에 오신다면? 그들이 느낀 불안의 이유입니다.

 

그리스도의 탄생은 누군가에겐 복음이지만 어떤 누군가에겐 그렇지 않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없다는 듯, 불의를 행하고 양심을 속여 이 세상에서 권력을 잡아 약한 자를 억압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의 탄생은 당황스러운 소식일 뿐입니다. 로마 제국에 편승한 예루살렘 사람들에게, 그리고 지금 이 땅에서 자기 욕망에 사로잡혀 권력에 기생하여 살아가는 자들에게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니가 깜짝 놀랄만한 얘기를 들려주마.

아마 절대로 기쁘게 듣지는 못할거다. (중략)

니가 들으면 십중팔구 불쾌해질 얘기를 들려주마.

오늘 밤 절대로 두 다리 쭉 뻗고 잠들진 못할거다.

그게 뭐냐면...“ - 장기하와 얼굴들, [별일없이 산다]

 

그리스도의 탄생, 하나님께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이것은 당신에게 기쁜 소식입니까? 아니면 당황스런 소식입니까?

 

 

4. 오늘의 기도

임마누엘’,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고 고백하며 살아가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이지만, 많은 사람들이 마치 하나님이 없다는 듯, 돈과 힘과 자기 자신을 신으로 삼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약한 자를 억압하고 착취하는 것이 두렵지 않고, 하나님이 이 땅에 오는 것이 오히려 두려운 자들입니다. 그들이 돌이켜 회개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들의 욕망으로 인하여 부당하게 노동력을 착취당하고 억울하게 거리로 내몰린 이 땅의 수많은 해고노동자들, 저임금 노동자들을 기억하여 주시고 그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파하는 작은 예수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인도해주십시오. 예수 그리스도 의지하여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