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받는 이들과 함께 하는 "성서묵상" - 6월 10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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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 마태복음 21:18-22 (새번역)
18 새벽에 성 안으로 들어오시는데, 예수께서는 시장하셨다. 19 마침 길 가에 있는 무화과나무 한 그루를 보시고, 그 나무로 가셨으나, 잎사귀 밖에는 아무것도 없으므로, 그 나무에게 말씀하셨다. "이제부터 너는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그러자 무화과나무가 곧 말라 버렸다. 20 제자들은 이것을 보고 놀라서 말하였다. "무화과나무가 어떻게 그렇게 당장 말라버렸을까?" 21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믿고 의심하지 않으면, 이 무화과나무에 한 일을 너희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 산더러 '들려서 바다에 빠져라' 하고 말해도, 그렇게 될 것이다. 22 또 너희가 기도할 때에, 이루어질 것을 믿으면서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을 것이다."
★ 묵상"말라버린 기독교"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예언자들은 여러 가지 상징 행동으로 하나님의 뜻을 선포했습니다. 마치 거리의 행위예술가와도 같았습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행동도 그런 예언자적 행위라고 보아야 합니다.
이 본문의 앞뒤로 ‘예루살렘 성전’이 등장한다는 것이 본문을 해석하는 키포인트입니다. 마태복음 뿐 아니라 마가복음도 비슷한 구조를 취하고 있습니다.(막 11장) 바로 앞에도 성전에서의 활동 이야기가 나오고 뒤에도 성전에서의 이야기가 연결됩니다. 따라서 이 이야기는 성전과 연관시켜 읽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무화과나무에게 가서 다짜고짜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 때가 무화과나무의 제철이 아니라는 것은 예수님도 알고 복음서 기자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행위가 예언자적 메시지라는 건 더욱 분명해집니다. 맥락상 그 메시지를 들을 대상은 성전, 유대교입니다.
무화과나무는 잎사귀 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열매가 없었습니다. 나무는 그 때를 기다려 열매를 맺는 것이 당연하지만, 종교는 그렇지 않습니다. 무릇 종교라고 하면 언제든 생명을 꽃피우며 열매를 맺어야 하는데 작금의 종교는 오직 형식만 무성하고 가장 중요한 ‘열매’를 맺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에 들어가 그 의미 없는 종교행위들을 바라보며 예수님의 속이 얼마나 뒤집혔을까요.
2천년이 지났음에도 종교의 현실은 여전히 똑같습니다. 생명의 기쁨을 불어넣어주지 못하는 기독교, 사람들의 실제적인 삶과 유리된 기독교, 악한 사회 구조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을 본체만체하는 기독교, 교회 건물 안으로만 사람들을 끌어 모으며 그 안에만 구원이 있다고 말하는 기독교. 이들에게 예수님은 말씀하십니다. “이제부터 너는 영원히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무화과나무가 당장 말라버린 기적 같은 일에만 관심 보이는 제자들을 향해 예수님은 무엇이 중요한지 다시금 말씀하십니다. 열매 맺지 못하는 빈 껍질뿐인 종교의 형식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든 살아있는 믿음을 가지고 실제로 생명을 살리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외치는 예수의 말씀입니다.
★ 오늘의 기도
지난 6월 1일 중국 양쯔강에서 456명을 태운 여객선 ‘둥팡즈싱호’가 침몰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390여명이 사망했고, 아직 40여명의 실종자가 있습니다. 많은 이들의 생명이 한 순간에 사라져버린 너무나 큰 아픔입니다. 사고 원인 조사와 수습이 제대로 이루어져야 할텐데, 그 책임을 맡고 있는 중국 정부는 유족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고 있지 않고 현장 접근도 막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고통과 슬픔 가운데 있는 자들과 함께 계시는 하나님, 이 사고로 인해 아픔을 겪고 있는 자들을 위로해주십시오. 공의의 하나님, 조사와 대책이 정확히 이루어져 이로 인해 억울한 자들이 없도록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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