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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와 잘 지내기 "기분이란 녀석은 힘이 세다." 기분이 영 안좋다 싶으면 혼자 있는게 제일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 두더지와 언쟁이 오간 후, 아무래도 걸어야겠다 싶어서 무작정 집 밖으로 나와 걸었다. 어차피 이 상태로 잠을 청해봤자 가슴만 울렁거려 소리라도 한 번 더 지르겠지. 그러고 나면 후회하겠지. 그럴바에는 걷자, 에너지를 쓰자, 하며 다리를 열심히 움직였다. 그렇게 오천보 쯤 걸었다. 나는 두더지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었나. 두더지와 나는 같은 미션을 가지고 '협업'할 때 가장 즐거웠던 것 같다. 물론 싸우기도 했지만, 그래도 '일'을 사이에 두고 있을 때 가장 소통이 잘 되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미션, 과제, 일, 과업, 사역, 활동, 뭐 그런거. 그런게 없을 때 우리 둘은 소통에 애를 먹었다. 예컨대 내 .. 2019. 5. 28.
190322 일의 무한궤도 난 대체 왜 쉬는 날도 없이 일을 하고 있냐며, 난 왜이리 일복이 많냐며, 다들 나에게 일 못맡겨 안달이라며 투덜대다가 - 그건 모두 내가 만들어냈다는 것을 새삼 기억하게 됨.... 여유시간을 좀처럼 견디지 못하는 것도 문제야. > 그럼 여유시간을 일부러라도 만들어야겠다 > 혼자서는 잘 지켜지지 않으니 그럼 아무것도 하지 않는 모임을 만들어볼까? > 그렇게 또 모임을 만들고 > 모임을 진행하는 건 또 일이 되고 > 무.한.반.복 🤔 2019. 3. 22.
잡지 페이퍼 ​ *사진출처: [PAPER]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고등학교 시절, 감수성 짙은 친구가 꼬박꼬박 구입해 읽던 그 잡지를 나도 몇 번 빌려보곤 했다. 그러다 어느 날은 서점에 가서 선 자리에서 다 읽어 내리기도 하고, 마음에 드는 글을 발견하면 책꽂이에 꽂아놀 요량으로 구입해서는 울적할 때 들춰보았다. 빤딱빤딱한 다른 잡지와는 달랐던 페이퍼만의 종이 질감, 로모카메라 잡지에 실어놔야 할것 같은 사진들, 정보와는 거리가 먼- 글쓴이의 생각과 발자취만으로 채워진 글들. 그 당시 페이퍼라는 잡지는 우리에게 (절반이 광고로 채워진 여타의 다른 잡지와는 다른) ‘독립잡지’나 ‘대안문화’같은 냄새를 풍겼고 그래서 친구와 이런 이야기도 나누었던거 같다. “나도 나중에 페이퍼에 글 쓰고 싶어!” 그 페이퍼에, 내가 아니.. 2018. 10. 25.
#1. ​ 2018.9.18. 답답하다. 집에 있으면 그냥 그렇다. 그렇다고 집이 싫은건 아닌데, 바쁘지 않으니 자꾸 잡생각만 는다. 내가 원했던 시간인데, 나락으로 떨어지기만 한다. 몰입이 안된다.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것들, 손에 잡을라 치면 졸음만 몰려온다. 잠이나 자고 싶다. 그 시간이 제일 아깝지 않다. 이상하다. 잘 살고 있는 건지 알 수가 없으니 조급함만 더해진다. 왜 이리 아무것도 하기가 싫지? 2018. 9.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