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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나탈리 골드버그 지음,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권진욱 옮김, 한문화. 책을 선물받는 것이 좋다. 책 읽는 것이 좋기도 하지만 선물한 사람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얼마나 나를 생각하고, 직관하고, 책을 골랐는지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책을 선물받는 것 자체는 좋으나, 책을 훑어본 뒤 늘 기분이 좋은 것은 아니다. "어떻게 나에게 이런 책을 보라고 할 수가 있지?", "나를 이 정도로 생각하는건가?" 등등 화가날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잘 맞는 책을 선물 받았을 때의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선물한 사람과 내가 깊은 부분에서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는 북극에 있고 나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있다 해도 말이다. 희수언니가 선물해 준.. 2012. 6. 1.
여행 준비 뭘 읽어야 할지 연구 방향은 어떻게 해야할지 누가 좀 속시원하게 알려주면 좋겠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한걸음도 떼지 못하는 겁쟁이. 그러나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중 하나는 여행일정을 계획하는 시간이랬다. 머리가 터질거 같고 '아~모르겠다'는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 그래도 가장 두근두근한 시간. 이 논문의 방향을 어디로 잡을 것인지 어디로 가야 아쉬움이 남지 않을지 어디로 가야 가장 재미있을지 스스로 정해야하는데 그것이 난 왜이리 두려운지 모르겠다. 나의 선택이 최선이 아닐것 같다는 불안. 에잇, 그럼 어떠냐- 모르겠다! 일단 시작해보자! 2012. 4. 23.
동네 친구 오랜만에 (동네 주민이 된) 친구녀석을 만나 커피 한잔. 최근 우리 집 근처에 있는 고등학교에 취직을 한 관계로 근처에서 자취를 하고 있다고 한다. 덕분에 동네에서 츄리닝 차림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나는 동네친구라고 부를만한 관계가 없었다. 초등학교 때는 워낙 친구가 없었고(...) 중학교 때부터는 집에서 좀 떨어진 학교를 다녔기 때문이다. 게다가 교회에서 조차 유난히 내 또래들이 없었고. 그러다보니 동네에서 전화 한통이면 5분 내에 만날 수 있는 그런 친구가...없더라. (아, 그것 때문이었나? 어쩐지 나에게 동네는 몸만 익숙하고 정서적으로는 익숙치 않았던 것이다.) 오늘 만난 이녀석은 진정한 의미에서 동네친구라고 말하긴 어렵고 직장을 옮기면 또 다른 곳으로 옮겨가겠지만. 그때까지만이라도 좋.. 2012. 4. 19.
아무도 날 화나게 할 수 없다 그래, 누가봐도 그가 이상하다. 그렇지만 아무리 영향력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나를 화나게 할 수는 없다. 화가 나는 이유는 결코 내 외부의 것에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욕망하는 무엇인가가 채워지지 않았기 때문에 화가나는 것이라고 얼마 전 읽은 '비폭력 대화'라는 책은 말했다. 그렇다면 채워지지 않은 내 욕구는 무엇이었는가? 친절하고 부드러운 대접을 받기를 원했다. "너가 지금 잘못하고 있어!"라는 무언의 압박과 질타를 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 생각해보니 그의 행동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것은 부끄러운 내 모습이 드러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의 방식이 옳다 그르다 말할 필요가 없다. 그가 틀렸고 나쁘다고 말하면서 나를 방어할 필요도, 자위할 필요도 없다. 그러고 보면 나를 화나게 .. 2012. 4.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