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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178

자리 지독히도 내 감정을 과장해서 받아들이는 나는, 아주 사소한 일에 목숨거는 경향이 있다. 이런 내 모습을 남들이 보면 사춘기를 한달에 한번씩 겪는다 말할 것이다. "아, 일하기 싫다" 라고 말하고, 집에서 잠만 잔다. 그래도 젠장, 일은 해야겠지? 라며 돌아온 내 자리에서는 무럭무럭 페페가 자라고 있었다. 난 원래 식물+동물 키우는 일을 싫어하는데 그러지 말고 한번 키워보라는 누구의 말을 듣고 도전해보기로 했다. 이름은 페페. 쥴리아페페라고 한다. 아무튼 참 기특한 것이, 햇빛을 많이 못받아도, 물을 많이 주지 않아도 개의치 않고 쑥쑥 자라준다. 새잎도 많이 돋아나고. 로스와 꾸이도 언제나 그 자리에. 자리를 이탈하는 것은 늘 나다. 나만 내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주위에서 맴돌기만 한다. 이제, 그만해야지.. 2009. 1. 14.
DH #1 DH. 최근 2년간의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나의 친구. 이 녀석은 내가 참 사랑하는 친구다. 한때는, 너 없으면 못살거 같다며 잘도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하루라도 안보면 눈에 가시가 돋힐거 같아 365일 내내 붙어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이 녀석도 같은 마음이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 시절과는 물론 다르다. 다르지만... 이 녀석이 곁에 없다면 참 많이 심심할 것 같다. 사는 재미가 적어도 60프로 정도는 감소할 것이다. 그래서 끝까지 곁에서 함께 해주었으면 한다. DH. Pentax MX, 센츄리아 100, 홍대 Skopi 2009. 1. 13.
A burden 내 눈이 닿는 곳에, 이런 공간이 있다. 정리가 안되어 보기 안좋지만, 그래도 그냥 이게 내 모습. 쌓아놓은 책들, 그리고 걸쳐져 있는 옷들. 반대편에는 침대, 그리고 침대와 이 사진 사이에는 책상. 책장 아래에는 오디오, 옷들 옆에는 방문. 언제든지 떠날 수 있게 짐을 최소화 하는것이 내 꿈인데'ㅁ' 그런 내 마음과는 다르게 짐은 쌓여만 간다 짐. 방 한구석에 쌓아놓은 나의 짐. 그러나 그것은 짐이기 이전에 나를 구성하는(구성했던) 어떤 것이겠지. 지금 내가 생각하고 느끼고 표현하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은, 내게 있어서 짐일까? 아니면 나의 한 부분일까? 그 두가지 모두일까? 짐은 버리고 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인데, 나는 나를 구성하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을 그것이 결코 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게 아님을.. 2008. 12. 19.
Oh, Come. 오랜만에 학교에 갔더니 종합관에 걸려있는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대강절이라는 건가. 하긴 그러고보니 크리스마스가 일주일도 채 안남았구나. 그런데 크리스마스치고 학교는 너무 한산하고, 학교나 교단이나 세상이나, 바라보는 마음은 스산해진다. 이 시점에서 임마누엘이라. 정말이지, 그분이 오시기만 간절히 바라야 할 뿐인듯. 변함없는 웨슬리채플. 내가 (이곳에서) 채플 안드린지는 어언 일년. 시간 정말 빠르다. 내년부터 다시 복귀하겠지ㅎ 학교 사진은 참 여러번 찍어봤지만, 어느 카메라로 찍어도, 어떤 필름을 써도, 어떤 날 찍어도, 날씨가 궂어도, 맑아도, 기분이 꿀꿀해도, 즐거워도, 언제나 저 하늘과 십자가의 느낌과 모습은 변함없는 것 같다. 참 신기하다. Pentax MX, mitsubishi 100, Skopi 2008. 12. 19.